한때 제 손절 규칙은 "매수가 대비 −3%"였습니다. 깔끔하고 단호해 보였죠. 문제는 이 규칙이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는 겁니다. 하루에 1%도 안 움직이는 통신주에서 −3%는 큰 사고가 난 뒤에야 닿는 먼 선이었고, 하루 5%씩 출렁이는 코스닥 성장주에서 −3%는 그냥 평범한 오전의 흔들림이었습니다. 후자에서 저는 손절 → 재진입 → 또 손절을 반복하며, 방향을 맞히고도 돈을 잃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.
ATR을 알고 나서 깨달았습니다. 문제는 제 방향 판단이 아니라 모든 종목에 같은 자(尺)를 들이댄 것이었다는 걸. ATR은 종목마다 다른 '평소 보폭'을 숫자로 알려주는 지표이고, 그 보폭에 맞춰 손절폭을 재단하는 순간 휩쏘 손절의 상당수가 사라졌습니다.
